발길따라

부처님 오신 날 보문사에서... (2023.05.27)

야수60 2023. 5. 28. 09:36

부처님 오신 날 우리 부부는 석모도 보문사를 가는 중입니다. 사실 3일 연휴, 귀중한 시간을 얻어 민머루 해수욕장에서 캠핑을 하려고 했으나 비가 연휴 내내 내린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에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보문사를 찾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나설 때는 비가 안 내렸었는데, 지금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석모도는 십여 년 전 회사 동료들과 워크숍 하느라 외포리항에서 배 타고 들어 왔었습니다. 해명산 산행과 바닷가 갯벌 체험 그리고 보문사 방문등 옛 기억이 떠오르네요. 지금 석모도는 2017년도 석모대교가 개통되면서 이렇게 가는 길이 수월해졌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답게 보문사에 상당히 많은 사람이 왔습니다. 비가 많이 쏟아지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을 기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절 아래서부터 주차장까지 가는데 오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주차비는 하루종일 2,000원으로 절에서 운영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차장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고 거의 꽉 차 있는데, 관내 시내버스도 여기가 종착지인지 한편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네요. 

매표하러 매표소에 갔는데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그런지 입장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절은 산 중턱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산을 오른다 생각하며 쉬엄쉬엄 올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나 올라가고 내려오는 방문객들이 받쳐든 우산끼리 부딪혀 불편하지만 그저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금년도는 원숭이, 쥐, 용띠가 삼재가 든 해라고 하네요. 이런 것 별로 믿지 않는 저지만, 쥐띠이니까 조금 조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용왕전입니다. 거대한 용 두 마리가 여의주를 받쳐 들고 있는 조형물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네요

대웅전(극락보전)에 들어서니 부처님 오신 날 법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도들이 많은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의자에 앉아 주지스님의 법문을 듣고 계셨습니다. 

와불당에 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니 500명의 표정이 제 각각인 나한상이 있습니다.

소담스럽게 핀 수국옆에서 한 컷.

천연동굴인 석굴 앞에 600년 된 향나무가 늠름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석굴 안에도 참배를 하는 참배객들이 꽉 차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누워 계신 부처님을 모신 와불 전입니다. 한 컷 찍고 다가가니 촬영금지라고 해서 실내는 눈으로만 감상했습니다.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 마애불 가는 길 계단 입구입니다. 돌계단이 가파르지만 오색 연등을 하늘이 보이지 않게 아름답게 달아 힘든 줄 모르고 올라왔습니다. 비가 내려 잘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오르는 내내  바다와 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습니다.

중간 쉼터에 호국의 상징인 용 조형물도 바다를 배경으로 멋있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무슨 소원들을 적었는지 오색 종이가 빼곡합니다.

눈썹 바위에 붙은 황금종이 보이는 것이 다 올라온 것 같습니다. 400여 개의 돌계단을 올라온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쉼터에서 여러 가지 떡을 나누어 줍니다. 아내가 떡 하나를 얻어와 반반씩 먹고 올러갑니다. 

두툼한 눈썹처럼 생긴 바위밑에 마애불이 보이시 나요?  벌써 많은 분들이 오셔서 촛불을 붙이고 절을 하고 계셨습니다. 마애석불좌상은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는 영험한 관음보살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불자도 아닌 제가 다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날씨만 괜찮았으면 이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사와 바다의 풍관이 꽤나 아름다웠을 텐데..

하산 길은 이곳저곳 둘러보며 마음의 여유가 있는지 편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인만큼 제 각기 소원을 비는 신도들의 염원을 담은 곱고 고운 다양한 연등이 걸려있습니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라, 정말 실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웅전(극락보전)에 내려오니 법회가 끝나고 신도들의 관불의식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한 견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오찬공양을 하고 있네요. 비도 오고 그래서 나가서 맛있는 것 사먹자고 하니 아내가 날름 줄을 섭니다.

그래 절밥만큼 맛있는 음식이 어디 있데요. 사찰 처마 밑에 비를 피해서 절편까지 이렇게 꿀떡만큼 맛있게 때 이른 점심 공양을 받았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사찰 입구로 내려가는 길 절 구경하며 올러오느라 몰랐는데 이렇게 까꼬막질 줄이야... 빗길에 한 갈음 한걸음 조심조심...

비록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이렇게 오래된 고찰을 찾아 아내와 함께 하루를 보내니 마음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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