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들깨모종심기 (2022.07.02)

야수60 2022. 7. 3. 17:06

이번주는 들깨 심는 날이라, 금요일 저녁 직장에서 퇴근하자마자 아내와 함께 내려왔다.  이튿날 새벽같이 일어났는데 안개가 자욱한 것이 불볕더위가 될 것 같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몇 술 뜨고 포트에 심어 놓은 들깨모종을 전부 뽑아 아이스박스에 담는 동안 어머님은 밭에 뿌려 놓은 들깨를 한 아름 안고 온다. 사실 이곳 괴산은 모두 심었고 오늘은 옥산 소로밭에 심는 날인데, 노모는 직접 시범을 보이며 이렇게 심어라 저렇게 심으라 폭풍 잔소리를 한신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감독이라도 해야 되겠다고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으시고 따라나서신다. 이제는 믿지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모시고 함께 가는 수밖에 없다. 도착하자마자 먼저 밭으로 들어가셔서 호미질이시다. 심어 놓은 옥수수가 다음 주면 수확을 해야 되기 때문에 옥수숫대 사이사이에 심어 놓으면 된다. 이번주 비가 내렸다고 밭 주변에는 풀이 어머 무시하게 자랐다. 다행히도 밭고랑에는 풀이 많이 나지는 않았다.

아버님 돌아가시고 밭일을 한지 십여 년이 되었지만 어머님은 아직도 못 미더우신 모양인지 잔소리를 하신다. 그렇지만, 우리가 볼 때 어머님은 30년 가까이 농사를 해도 여전히 초보이건만 누가 누굴 걱정하시는지... ㅋㅋㅋ

일할 때는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겁게 즐겁게... 시작하면 언젠가는 그 끝이 있는 법.

잠깐의 새참시간이자 휴식시간은 고된 노동에 있어서 꿀맛 같은 시간이다. 준비해 간 햇감자와 과일 그리고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시원한 물로 허기와 갈증을 채우고 다시 시작...

들깨모종을 다 심고 고랑에 들깻잎에 튀기지 않게 강한 제초제를 주고 나니, 더위에 하늘이 놀란 게 모든 게 빙글빙글 돈다. 벌써 점심시간이 지났고 폭염주의보가 내린 모양이다. 마음 같아선 근처의 음심점에서 식사를 하고 가고 싶은데 집으로 먼저 가자고 한다. 

샤워를 하고 금년도 처음으로 에어컨을 가동하니 시원하니 여기가 천국이다. 일단 금년도 농사는 모두 꼽아 놓았고 이젠 수확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고되긴 했어도 기분이 좋다.

이튿날 아침 먹기 전 지난주 고구마순 정리해 준 것이 걱정되어 밭에 올라가니 비를 맞아서 그런지 제대로 자라고 있었다. 심어 놓은 들깨도 잘 자랐다.

사과나무에 사과를 그렇게 솎아 주었어도 너무 많이 달려 가지가 찢어지게 생겨 가지 마다 받침대로 받쳐 주웠다.  작업이 거의 끝나갈 무렵 아내가 아침 먹으라고 올라왔다. 농촌의 일이라는 것이 보이는 것이 모두 일이기 때문에 끝이 없는 것 같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것이 오늘도 불볕더위인가 보다. 더 이상 있어봤자 더위로 일도 못하고 아침 먹고 서둘러 청주 장모님께 들렸다가 상경했다.